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으로 ‘나다움’을 만드는 과정: 진짜와 가짜 사이의 줄타기

유하빠 2025. 7. 2. 09:00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종종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떠올린다. ‘내가 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어쩌면 내가 진짜보다 잘 보이려고 애쓰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 브랜딩은 나를 정의하고 전달하는 작업이지만, 동시에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되는 위장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진짜 나답게 보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콘텐츠를 만들 때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버전의 나’를 상상하며 자꾸만 진짜에서 멀어진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진짜 나’를 기반으로 하되, 전달을 위해 연출된 ‘브랜드의 나’를 만들어내는 정교한 줄타기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나다움’을 만드는 과정

 

필자 역시 처음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할 땐 ‘브랜드는 진짜를 가리는 가면’이라는 생각에 저항감을 가졌지만, 점점 경험이 쌓이면서 ‘진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라는 관점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나답게 브랜딩을 하면서도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실전 전략 세 가지를 중심으로, ‘브랜드가 나를 대신하지 않고, 나를 더 깊이 보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려 한다.

 

진짜 나를 찾기보다, ‘지속 가능한 나’를 설계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퍼스널 브랜딩에서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진짜 나다운 건 뭘까?”다. 그러나 진짜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모호하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기분에 따라 표현 방식이 바뀌며, 성장과 함께 가치관도 변한다. 따라서 브랜딩을 할 때 중요한 건 ‘진짜 나’를 고정된 실체로 찾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일관되게 표현할 수 있는 정체성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직업을 넘나들며 브랜딩을 시도했지만, 매번 ‘완전히 진짜’거나 ‘완전히 전략적’인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대신 “나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풀어내는 사람이다”라는 기준을 정했고, 그 이후로는 어떤 콘텐츠를 하든, 어떤 플랫폼을 쓰든 이 가치에 맞춰 표현 방식을 조율했다. 이처럼 진짜라는 단어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내가 꾸준히 반복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과 키워드를 정하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진짜 나’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되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진정성은 감정이 아니라 방향이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단어는 ‘진정성’이다. 그러나 진정성이라는 개념은 자칫 감정에 기대기 쉽다. “오늘 나는 이 주제를 쓸 기분이 아니야”, “내가 지금 이걸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 같은 감정 기반 판단은 꾸준한 브랜딩을 방해한다. 브랜딩에서의 진정성이란 감정의 진실함이 아니라 콘텐츠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나의 정체성 간의 방향 일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생산성과 글쓰기, 일하는 방식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면서도 매번 “나는 이걸 꼭 말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일의 구조를 단순하게 설명하고, 타인의 혼란을 줄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방향성은 꾸준히 유지했고, 그 방향성이 콘텐츠에 녹아들면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깊은 신뢰를 주게 되었다. 진정성은 ‘지금 내가 이걸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이걸 통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방향과 가치를 일관되게 실현하고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감정은 흔들리지만 방향은 남는다. 진정성은 감정의 결과가 아니라 방향의 결과다.

 

브랜드는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언어다


브랜딩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브랜드는 나를 포장하거나 꾸며내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브랜드는 가짜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더 쉽게 설명하는 언어이자 구조다. 필자는 자신을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콘텐츠 기획자’라고 설명한다. 이 문장은 내 정체성을 포장하기 위한 수사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하는 일과 방식, 그리고 내가 전하고 싶은 가치를 요약한 설명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가장 나다운 나’를 보여주기 위한 체계화된 표현 방식이다. 브랜딩을 통해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고, 기억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브랜드는 진짜를 감추는 가면이 아니라, 진짜를 반복 가능한 메시지로 정리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브랜딩을 할 때는 ‘어떻게 더 멋지게 보일까’를 고민하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 가짜는 멋진 말을 만들지만, 브랜드는 진짜를 번역한다.

 


‘나다움’을 브랜드로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준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의 축을 세우고, 그 축을 기준으로 콘텐츠, 언어, 활동을 설계하는 복합적인 작업이다. 이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브랜딩은 진짜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정체성을 설계하는 일이며, 진정성은 감정의 진실함이 아니라 방향의 일관성에서 비롯되고, 브랜드는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시키는 언어다. 필자는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설계하면서 오히려 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는 방식도 훨씬 명확해졌다. 결국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중요한 건 ‘지금 이 콘텐츠가 나의 방향성과 일치하는가’, ‘이 표현이 내가 살아가고 싶은 가치와 맞는가’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은 진짜가 가짜가 되는 길도 아니고, 가짜가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도 아니다. 그것은 복잡한 나를 단순하게 설명하는 방법이자, 타인과 연결되기 위한 신뢰의 구조다. 당신은 충분히 진짜이고, 브랜딩은 그 진짜를 더 명확히 보이게 하는 도구일 뿐이다. 줄타기는 어렵지만, 균형을 잡으면 길은 이어진다.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브랜드로서 기억되는 길은 반드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