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

구직자에서 ‘콜 받는 사람’이 되기까지: 퍼스널 브랜딩으로 얻은 기회들

유하빠 2025. 7. 4. 21:01

처음부터 나는 선택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기회를 기다리는 구직자였고, 포지션 하나에 수십 명이 몰리는 경쟁 시장에서 매번 자신을 포장하고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포트폴리오는 매번 다듬었고, 이력서는 날이 갈수록 ‘말투’까지 조정해야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매번 선택받기 위해 조정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가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퍼스널 브랜딩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얻은 기회들

 

처음에는 그저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언어를 갖기 위한 글쓰기를 했고, 그 글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예전처럼 열 곳, 스무 곳에 이력서를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새로운 프로젝트 제안이나 협업 문의가 먼저 들어온다. 이 글은 내가 구직자에서 ‘콜 받는 사람’이 되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설계했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기회를 얻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브랜딩이 단지 ‘보여주기’가 아닌 ‘선택받는 구조’가 된다는 것을 내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직업명’이 아니라 ‘기능’ 중심으로 나를 설계한 순간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먼저 바꾼 건 자기소개 방식이었다. 그전까지 나는 항상 “콘텐츠 기획자입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처럼 직업명 중심의 소개를 해왔고,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설명하려면 항상 추가 설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직업명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기능’ 중심으로 나를 정의했다. 예: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구조화하는 사람입니다”, “전문가의 말과 지식을 브랜드 언어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이 변화는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었다. 이 문장은 내가 어떤 포지션인지 설명하지 않지만,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즉시 보여주는 힘이 있었다. 실제로 이 문장을 기반으로 브런치 작가 소개, 링크드인 헤드라인, 이메일 서명까지 모든 곳에 같은 언어를 반복했고, 그 결과 사람들은 나를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콘텐츠로 바꾸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구조는 ‘나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없앴고, 누군가가 나를 검색했을 때 하나의 기능으로 각인되게 만들었다. 브랜딩의 시작은 바로 ‘직업이 아닌 역할’을 말하는 언어를 갖는 것이라는 걸 체감했다.

 

SNS보다 깊이 있는 콘텐츠 채널을 중심에 둔 전략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을 위해 SNS에 의존한다. 나도 초반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노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곧 한계를 느꼈다. 피드의 속도는 빠르고, 반응은 휘발되며, 사람들은 글보다 이미지에 집중했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브랜딩의 중심을 속도보다 깊이에 두기로 한 것이다. 브런치에 ‘일하는 방식’과 ‘콘텐츠 기획 실전기’ 시리즈를 연재했고, 뉴스레터에서는 구독자와의 밀도 있는 관계를 만들었다. 이 두 채널은 즉각적인 반응은 적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검색에 노출되고, 구독자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한 달에 한두 편만 써도 그 글은 플랫폼 안에서 계속 유통되었고, 검색을 통해 내 콘텐츠를 찾아온 사람들은 단순한 팔로워가 아니라 진짜 관심과 목적을 가진 독자였다. 이 전략은 예상보다 큰 결과를 가져왔다. SNS를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본 사람들이 ‘직접적인 목적’을 갖고 연락하기 시작했다. 강의 제안, 콘텐츠 컨설팅 요청, 기고 제안 등은 대부분 브런치와 뉴스레터를 통해 이루어졌고, 이 모든 제안은 내가 먼저 움직이지 않아도 ‘콘텐츠가 나 대신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작고 반복적인 콘텐츠가 ‘선택받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브랜딩을 거창하게 생각한다. 디자인을 새로 하고, 멋진 슬로건을 만들고, 전문가답게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브랜딩은 그 반대였다. 가장 단단한 브랜드는 작고 반복적인 콘텐츠에서 시작됐다. 나는 매주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콘텐츠를 올렸고, 그것은 늘 같은 방향성을 가졌다. 예: “브랜딩은 언어다”, “실행을 설계하는 글쓰기”, “문장을 구조화한다” 같은 문장은 반복되었고, 이 반복은 결국 나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제안자들은 대부분 “글에서 말하는 방식이 너무 일관돼서 인상이 강했어요”, “문장 몇 개 읽자마자 이 사람이다 싶었어요”라고 했다. 나는 그때 확신했다. 브랜드는 외부에 ‘보이기’가 아니라, 내부에서 ‘반복되기’로 완성된다는 것을. 또 하나 중요했던 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을 때 나를 떠올릴 수 있도록 콘텐츠를 설계했다는 점이다. 구직자 시절에는 기회를 향해 달렸지만, 이제는 내가 던져놓은 메시지들이 내게 길을 만들어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그것이다. 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는 선택의 조건이 되어 있다.


구직자에서 ‘콜 받는 사람’이 되기까지, 나는 스펙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내가 가진 경험을 어떤 언어로 설명할 것인지, 그 언어를 어떤 방식으로 반복해서 전달할 것인지에 집중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직업명을 나열하는 대신 기능 중심의 자기 정의를 만들고, SNS보다 깊이 있는 콘텐츠 플랫폼에 브랜딩의 뿌리를 내렸으며, 거창함보다 작고 반복적인 콘텐츠로 메시지를 누적했다. 그 결과, 나는 이력서 없이 제안을 받고, 내가 하지 않은 설명으로도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며, 일이라는 이름의 연결이 스스로 생성되는 구조 안에서 일하고 있다. 브랜딩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설명하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게 만드는가의 문제다. 구직자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원서가 아니라, 나를 먼저 설명해주는 콘텐츠 시스템이다. 선택은 경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당신이 지금 스스로를 너무 자주 설명해야 한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당신을 대신 설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브랜딩은 결국, 설명 없는 제안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진짜로 작동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