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실패기: 따라 하다가 망한 유형들

유하빠 2025. 7. 5. 13:06

퍼스널 브랜딩이란 단어는 이제 모든 직업군, 모든 플랫폼에서 익숙해졌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 “콘텐츠로 자신을 설명해야 한다”, “SNS 활동이 결국 포트폴리오다” 같은 말은 셀 수 없이 많이 들린다. 하지만 정작 브랜딩을 직접 실행해 보면 그 말들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사람마다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체감하게 된다. 처음에는 잘되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방식이나 문장을 따라 한다. 프로필 문장도 비슷하게 바꾸고, 콘텐츠 주제도 비슷하게 잡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어색하다는 피드백이 들어온다.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열심히 해보지만, 어느 순간에는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이 들고, 결국 멈추게 된다.

 

퍼스널 브랜딩 실패기


실제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다가 실패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의 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면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잃어버리는 데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직접 보고, 겪고, 주변에서 관찰한 퍼스널 브랜딩 실패 유형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한 ‘하지 마세요’ 식의 조언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잘못된 판단이 있었는지, 그 구조가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정리했다. 브랜딩은 말보다 구조다. 실패는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에서 온다. 지금 퍼스널 브랜딩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글 속에 반드시 당신이 지나온 패턴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잘된 사람을 ‘형식’만 따라 하다가 무너지는 모방형 브랜딩


가장 흔한 실패 유형은 겉으로 보이는 형식만 복제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브런치에서 주목받았다면 그 사람의 말투나 제목 스타일, 콘텐츠 포맷을 따라 하고, SNS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있다면 그 사람의 피드 구성을 흉내 낸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브랜딩을 잘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는 시점은 아주 빠르다. 바로 ‘자기 언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어색함’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감성 사진과 “○○한 순간의 기록” 같은 문장 구조를 반복하던 사람이 있었다. 겉으로는 멋져 보였지만, 팔로워의 반응은 ‘이 사람은 뭘 하는 사람이지?’였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형식은 감각적으로 복제할 수 있지만, 메시지는 철학이 있어야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브랜딩은 결국 메시지의 반복인데, 그 메시지가 자신의 삶이나 경험, 사고방식과 연결되지 않으면 콘텐츠는 점점 얇아지고, 어색해지고, 끝내 중단된다. 내가 본 또 다른 사례는 링크드인에서 ‘전문가처럼 보이기’ 위해 비즈니스 용어만 가득 채운 사람이다. 문제는 그런 언어는 그의 실제 커리어나 문장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고, 결국 누구도 그 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방은 빠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브랜딩은 스타일보다 본질을 따라야 한다.

 

관심받으려는 욕심에 ‘잡다한 콘텐츠’를 퍼붓다 흐려지는 과잉형 브랜딩


두 번째 실패 유형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지만, 방향이 없거나 메시지가 분산되는 경우다. 이들은 브랜딩을 ‘매일 뭔가 올려야 한다’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생각날 때마다 무작위로 콘텐츠를 던진다. 오늘은 일상 기록, 내일은 책 요약, 그다음 날은 자기 계발 코멘트, 그다음 주는 먹방 후기. 콘텐츠는 많은데, 그 안에서 한 사람의 일관된 방향이나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그냥 SNS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브랜딩 자체는 전혀 쌓이지 않는다. 특히 이런 과잉형 브랜딩은 초반 반응이 약간 있으면 더 악화된다. 좋아요 수치가 높았던 주제에 집착하거나, 반응 없는 콘텐츠는 아예 버리는 식이다. 이런 반응 중심의 브랜딩은 결국 타인의 반응에 나를 맞춰가는 콘텐츠 피로감을 유발하게 된다. 콘텐츠가 많다고 해서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일관되고 기억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브랜드가 작동한다. 예를 들어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라도, “이 사람은 항상 일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는구나”, “이 사람 글은 언제나 구조적이야”라는 인식이 들어야 브랜딩이다. 콘텐츠가 많다고 브랜딩이 되는 게 아니다. 콘텐츠의 방향성이 쌓여야 브랜딩이 된다.

 

너무 완벽해지려다 아예 멈춰버리는 완성 집착형 브랜딩


세 번째 유형은 시작도 하지 못하거나, 시작 후 몇 번의 게시로 멈추게 되는 경우다. 이들은 브랜딩을 굉장히 ‘대단한 일’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필 문장 하나, 썸네일 디자인 하나, 키워드 하나를 정하는 데 며칠씩 고민한다. 글을 썼다가 지우고, 업로드했다가 비공개로 돌리고, 결국 “아직 내 브랜딩이 정리되지 않았어”라며 완벽한 기준을 세우고 자기 검열에 갇혀버린다. 실제로 한 후배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6개월 동안 슬로건을 고민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는 너무 매끈하게 보이기 위해 글 한 편을 열 번 넘게 수정하다 결국 올리지 못했다. 이런 유형의 공통점은 브랜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퍼스널 브랜딩은 초기에는 ‘완성’보다 ‘발화’가 중요하다. 브랜드는 어느 날 한 문장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한 시도들을 통해 서서히 자신의 언어가 다듬어지고 정제되는 구조다. 완벽함을 기획하다 멈추는 사람보다, 70% 완성된 콘텐츠라도 지속적으로 쌓는 사람이 브랜딩에 도달한다. 브랜딩은 세팅이 아니라 반복이며, 꾸준한 피드백 속에서 형성되는 진화형 시스템이다. 너무 완벽해지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브랜딩은 존재조차 할 수 없다.


퍼스널 브랜딩은 대단한 전략도 아니고, SNS의 기술적인 운영법도 아니다. 그것은 결국 ‘내가 어떤 언어로 반복되며 기억될 것인가’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세 가지 실패 유형, 즉 모방형(형식만 따라 하다 무너지는 경우), 과잉형(무작위 콘텐츠로 메시지가 흐려지는 경우), 완성 집착형(완벽을 추구하다 멈추는 경우)은 모두 브랜딩의 본질을 오해한 결과였다. 브랜딩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메시지를 설계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가장 강력한 브랜딩은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하는 ‘자신의 언어 구조’를 갖는 사람에게 생긴다. 당신이 지금 브랜딩을 하고 있다면, 질문해 보자. 나는 내 말투로 말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의 기준으로 나를 포장하고 있는가? 나는 스스로 콘텐츠를 멈추게 만드는 높은 장벽을 쌓고 있지는 않은가? 퍼스널 브랜딩은 멋진 말보다, 지속 가능한 말 한 줄을 설계하는 일이다. 실패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나만의 속도와 언어로 시작하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쌓을 수 있는 구조를 갖는 것이다. 결국 브랜드는 말이 아니라, 방향으로 완성된다.